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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Medicine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by Alternative_ 2021.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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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화될 수 있는 건 이야기하기 쉽다. 진정으로 어려운 건,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간병살인은 몸의 병으로 일어난 마음의 병이다. 그리고 아직 한국에서 마음의 병은 불모지의 영역이다.

마음의 병은 돌아봐주지 않는다. 제도권에서 이해해주지 못한다. 수많은 이들이 울분을 삼킨다.

회색지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 누구도 회색을 뒤돌아보지 않는다.

책의 말마따나, 해답이 죽음이 될 순 없지만 간병살인을 저지른 사람을 손가락질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하기는 또 힘들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간병의 고통이 전부 개인과 가족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떠안고 가려는 정서가 핵심이라고 본다. 사회의 연대책임까진 아니더라도, 간병하는 가족들이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숨쉴 수 있게 문화적/사회적 기반이 구축된다면(이웃이 잠시 돌봐줌, 학생들이 봉사로서 전문교육을 받고 도와줌 등) 예산의 배정 없이도*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하리라고 본다. 당장 나만 해도 그러한 봉사활동의 체계적 시스템(지금처럼 1365 기반의 단발성 봉사가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인증/발령 시스템 구축)이 마련된다면 가입해서 이용할 것이고, 속물적으로 말하더라도 대학 가기 위해/좋은 직장 가기 위한 스펙으로서 홍보해도 이용자 수가 적지 않으리라 본다.

 

* 책에서 나온 바처럼, 필요한 연간 예산은 3000억원인데 실제 지원은 간병가족 1가구당 연 1만 2천원 수준이다. 이미 이런 상황에서 예산을 더 바라는 건 무리이다. 이 부분이 사회의 문제라고 본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고 진짜 아무것도 안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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