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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11

Parable of the Sower - Octavia Butler - 기본적인 틀은 어찌보면 전형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메리칸 포스트 아포칼립스 - 재앙은 외적 요인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주제 또한 전형성에 가깝다. 조그마한 공동체, 생존자들간의 싸움과 약탈, 다른 사람을 경계하는 모습 등등... - 목사인 아버지와 주인공 딸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앵무새 죽이기가 생각나는 점도 있다. 마침 주인공의 성격도 앵죽의 주인공 여자아이 스카웃과 비슷한 측면이 많고. - 하지만 자세히 보다보면 독특한 점이 많다. - 일단 가장 눈앞에 보이는 것은 처음부터 등장하는 '지구종: 산 자들의 책'의 구절들. 처음에는 본편의 내용과 연관이 없는 듯 해서 뭔가 싶었는데, 중간부터 자신이 발견한 삶의 이치를 정리하고, 이를 내면화하여 더 나은 삶을 만드려는 주인공 로렌의 책이란 걸 자연스럽.. 2023. 4. 3.
미움받을 용기 다행히도 흔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이십대 초반 팍팍한 나의 삶이 싱그럽게 피어오른다면, 이 책이 그 한가운데 있을 것이다. 앞으로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겠다. 나를 위해, 그리고 모두를 위해. 2021. 11. 25.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 박찬국 교수님의 마르틴 하이데거 해설서 이전에 박찬국 교수님의 니체 해설서 '사는 게 힘드냐고 - 니체가 물었다'를 잘 읽었다. 나 자신의 알에서 꿈틀거리는 나에게 니체의 말 하나하나를 와닿게 해 주었던 고마운 책이다. 비록 해설서를 보는 것이 원서를 읽는 것에 비해 부끄럽고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안 읽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소설감을 다시 찾기 위해 다시 니체 해설서를 빌려오면서, 박찬국 교수님에 대해 좀 더 찾아보게 되었고, 우연히 하이데거 철학에 대해서도 비슷한 해설서를 쓰신 것을 발견했다. (참고로 교수님은 이렇게 일반인을 위한 쉬운 해설서부터 제대로 학문적으로 들어가는 철학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철학서적을 쓰신다. 대단하다.) 하이데거라는 이름. 멀고도 먼 이름에 이끌려 하이데거의 책을 빌려왔다. 하이데거.. 2021. 11. 2.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이 책의 전면에는 한 가지 질문이 쓰여 있다. "도시는 혁신의 엔진인가, 불평등의 산실인가?" 저자 리처드 플로리다가 책에서 말하는 이 질문에 대한 결론은, '둘 다'이다. 책에서는 주로 미국의 대형 도시(책에서는 '스타 도시'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들과 그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분석한다. 수많은 연구와 지표를 통해, 도시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바뀌었는지,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어떻게 이동해 지금의 모양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러한 일들과 변화로 인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였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전에 읽은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도시의 승리'와는 유사한 점도, 다른 점도 꽤 많아, 좋은 비교를 하면서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우선, 도시 특유의 집약성에 따른 효율성, .. 2021. 8. 9.
도시의 승리 서울과 분당, 판교와 부산을 오가며 도시라는 존재에 대해 예전부터 무의식적으로 느꼈던 것 같다. 나의 첫 번째 소설이자 자전소설도 '도시'라는 커다란 존재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도시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최근 관심을 많이 두게 된 부동산쪽을 공부하면서도 도시에 대한 궁금증은 켜져만 갔다. '도시의 승리'는 내가 도시라는 거대한 존재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읽은 첫 번째 책이다(뒤에 이와 반대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책인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를 읽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도시라는 존재에 대해 굉장히 긍정한다. 그리고 도시의 성장에 최대한 제약을 풀고, 자유롭게 놔두어야 함을 역설한다. 편향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가 주장하는 도시의 위대함.. 2021. 7. 14.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수치화될 수 있는 건 이야기하기 쉽다. 진정으로 어려운 건,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간병살인은 몸의 병으로 일어난 마음의 병이다. 그리고 아직 한국에서 마음의 병은 불모지의 영역이다. 마음의 병은 돌아봐주지 않는다. 제도권에서 이해해주지 못한다. 수많은 이들이 울분을 삼킨다. 회색지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 누구도 회색을 뒤돌아보지 않는다. 책의 말마따나, 해답이 죽음이 될 순 없지만 간병살인을 저지른 사람을 손가락질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하기는 또 힘들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간병의 고통이 전부 개인과 가족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떠안고 가려는 정서가 핵심이라고 본다. 사회의 연대책임까진 아니더라도, 간병하는 가족들이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숨쉴 수 있게 문화적/사회적.. 2021. 7. 8.
데미안(Demian) 주인공 데미안 만큼이나 신비로운 책이다. 세 번 읽었는데 세 번 다 속독으로 하는 바람에(그리고 좀 형이상학적인 부분이 많아서...) 다시 읽어야겠다는 다짐만 벌써 세 번째. 그래도 이번이는 전체적인 틀은 확실히 잡은 것 같다. 데미안이라는 인물이 성장하는 걸 이토록 풍부하고 감미롭게 그려나갈 수 있다니. 종교적인 면이 없었어도, 아니 없었으면 또 다른 색체가 나왔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후반부의 전개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었을 듯한 생각이 든다. 그래도 전형적인 면모는 아니여서 좋았다고도 생각했다. 2차대전 전 당시 독일의 사회관을 본다면 납득이 가고도 흥미로운 책이다. 개인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기 위해 읽었으나, 그 면모는 아직 더 탐색해보아야 할 것 같다. 최소.. 2021. 5. 9.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 : 세상이 멎는 순간 주어진 마지막 기회 세상에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개중에는 더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소방관이 그렇다. 소방관 업무의 힘듦과 아픔에 대해서는... 찾아 보면 말이 안 나오는 일들 중 하나이다. 큰 화재 현장에 간다면 하나는 죽는다는 마음으로 돌입해야 한다니. 자세한 설명은 한낱 나의 글보다 책 자체를 읽는 것이 더욱 와닿을 것이다. 쉬운 언어로 흡인력 있게 쓰여진 글이니, 관심있는 사람은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건조하고 깔끔한 문체이면서도 현장 상황에 대한 주관 섞인 묘사가 감정을 이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글 초입에 있었던 자식의 안부를 살피고서야 정신을 잃었다는 어머니의 에피소드에서는 감정의 북받침이 굉장히 심해져 울컥하기도 했다(보통 감정이입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2021. 5. 2.
킬링필드, 어느 캄보디아 딸의 기억 새로 개장한 부산도서관에 처음 가서,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빌린 책이다. 예전에 한국사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킬링필드를 알게 되어서 이름이 낯익었기에 집어들어 보았는데, 흡인력이 굉장해서 바로 빌려와 보았다.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일들 자체에 대해서는 말을 줄이겠다. 잔인한 고통에 대해 논하고 평하는 것보다, 이 책을 한 번 더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죽음의 공포 이상을 겪었던 사람들, 겪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지금 이러고 있는 어느 순간에도, 누군가는 이 책의 저자인 로웅의 어릴 적과도 같은 일을 겪고 있을 것이다. 글 자체에 대한 평가가 위주가 되겠다. 처음에 볼 때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어른의 시각으로 그려낸 티가 여기저기서 났기 때문에 몰입이 약간 힘들다고 생각.. 2021. 4. 11.
의료, 미래를 만나다 이 책의 저자이신 김치원 선생님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내과 전문의를 취득하신 동시에 맥킨지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셨다는, 상당히 독특하고 엘리트스러운 길을 걸어가신 선생님이다. DHP(https://dhpartners.io/)의 Founder이자 Co-Partner이기도 하다. 여튼 내 입장에선 상당히 괴물같은전형적인 서울의대 분인데, 5년 반 전에 헬스케어 전반에 관해 쓰신 책이 있어 읽어 보았다. 일단 전반적인 느낌은, 실제 출시한 제품(유형이든 무형이든)을 기반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각 서비스와 제품이 어떤 필요에 의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고, 어디에, 어떻게 출시되어,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까지.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의 기술이 기기 덕후 소.. 2021. 1. 29.
딥 메디슨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구루 라고 불리우는, 상당히 높은 영향력을 가진 에릭 토폴(Eric Topol, https://en.wikipedia.org/wiki/Eric_Topol) 박사님이 쓴 세 번째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책이다. 상당히 최근에 나오기도 했고, 워낙 유명하신 분인데다가, 최윤섭 소장님이 적극 추천했던 책이라 기대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읽어 보았다(도서관에서 소장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서 안 뒤로 빌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전반부 2/3~3/4정도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과 연구 등에 대한 분석과 의견이었는데, 분석에 관한 내용이 깊고 넓어서 배울 점이 많았다. 하지만 아직 그걸 전부 처리하기에 내 식견이 좁기도 하고, 개인적인 .. 2021.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