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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WSB 사태에 대한 생각들(PST Jan 31, 2 A.M.)

by Alternative_ 2021.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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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온갖 방면에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손해는 진짜이고 우리가 월가의 미친놈들을 박살낼 수 있다! - r/WallStreetBets

WSB의 투자 전략은 바르고 정확하다. 무시할 수 없고 그들의 분노는 정당하다 - Chamath Palihapitiya, CNBC와의 인터뷰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wgYZk9Mc804

이건 계급 갈등의 서막이다. - 김단테 유투브, https://www.youtube.com/watch?v=oqafpHe5Xiw

이건 광기이고 누군가는 폭탄을 떠안아야 할 것이다. 누군가의 선동이다. - 전통적 투자자들

개인 투자자들의 조합으로는 말이 안 되는 움직임이 보였다. 이건 전부 더 큰 고기(Bigger fish)가 개인 투자자를 이용해 허점을 보인 멜빈 돈을 쳐먹으려는 시도이다. 개인들은 이 상황에서 영향력이 0에 가깝다.

익절이나 하고 나와라.

 

등등... 온갖 이야기가 다 나오는 시점이다.

 

개인적으로는 계급 갈등까지 언급한 김단테 영상이 흥미롭게 들렸는데, 생각보다 얕게 뜨고 들어간 것 같아서... 현 젊은 계층이라 할 수 있는 내가 지금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해 느끼는 점을 잘 전달해줄 수 있는 글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심정적으로는 WSB 미쿡형들이랑 100% 동참하고 싶다. 레딧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서브 프라임 모가지 사태(2008)에서 많은 워킹 클래스가 엄청난 상처를 입었고, 그들의 자식이었던 현 20~30대는 그 풍파를 몸으로 겪으며 느꼈다. 마치 IMF를 겪었던 현 40대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규모 면에서, 또 여러가지 역학 면에서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워킹 클래스 중산층 입장에선 결국 유사하게 느끼지 않을까. 자신이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데 경제가 휘청해 삶의 많은 부분을 잃는 모습.... 게다가 서브 프라임 때의 경우 그 원인이 비교적 명확했는데도 관련자들이 최소한의 처벌만 받고 나왔다. 안 화낼래야 안 화날 수가 없다. 상황도 크게 한 몫을 했다. COVID19로 인한 추락에서, 또 기업들/기관들은 억/조단위 돈이 왔다갔다 했는데도 개인들에게는 몇천 달러 찔끔, 그것도 벌벌 떨면서 주는 모습을 중산층은 똑똑히 보았다. 전부 삭감, 실직, 실업의 상황을 겪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돈이 남아 돌아 아무 곳에나 가서 가진 자를 더욱 배불리는 모습을 중산층은 똑똑히 보았다.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설령 변명이 맞다 하더라도, 99%의 감정은 하나도 바뀌지 않는다.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하더라도, 그걸 직접 겪은 사람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월가 사람들이 떵떵거리면서 재산을 다시 독식하는 모습, 그 추악한 모습이 이번 공매도에서 다시 절정을 이루었기 때문에 '개미'들이 두 발로 일어난 게 아닐까.

 

허나, 상황의 현실적을 바라 보면, 아마도 마지막 추측(개인은 별 거 아니고, 허점을 보인 기관을 다른 기관이 작전걸은 것일 뿐이다)이 맞겠거니 싶다. 개미들이 아무리 돈이 많아도, 기존의 제도와 관계망, 이해관계와 자산을 등에 업은 기관이 쬐끄만 개미들의 공격으로 무너지기가 쉽지 않다. 목요일과 금요일에 있었던 공격이 그들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간 것은 맞지만, 그들을 궁지에 몰아넣은 건 개미들이 아니라 또 다른, 어쩌면 더 큰 세력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렇다면, 멜빈과 시타델이 주저앉아 보았자 장은 출렁 하는 정도일 것이고, 그 유동성에 또 세력들만 이득을 보는, 이전과 달라질 바 없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 모습을 본 개미들은 착각에 빠졌던 자신들에 대한 허무함과 무기력함, 실망과 분노를 겪을 것이다.

 

원하는 것이 있다.

 

만일 현 사태가 위와 같은 엔딩으로 끝난다면, 개미들이 좌절과 무기력감에 뿔뿔히 흩어지지 않아야 한다. 그 절망감을 분노로, 동기로, 마음 속의 불로 승화시켜, 실제로 개미들이 집단의 힘으로 뭉쳐 세력들이 마음대로 휘두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개미들은 뿔뿔히 흩어지기 마련이지만, 이번만큼은 처참한 현실을 두 눈 똑똑히 뜨고 보고, 그로 인해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모여야 한다.

 

또한, 만약 결국 일들이 이렇게 끝나간다 하더라도, GME 주식은 끝까지 붙들고 놓아주지 않아야 한다. 게임스톱 주식이 이렇게 치솟아도 팔지 않는 행동은, 개미들이 더 이상 몇백 몇천만원의 수익을 긁어모으는 데 급급한 '개미'들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방법이다. 이제 이 개미들은 불공정하고 더러운 세상에서 살 만큼 살았으며, 주요 목적은 돈을 벌어서 적당히 사는 것이 아니라(=이익이 목적이 아니라), 어떤 기회로든 세력들을 뒤집어놓고 운동장을 평지로 만드는 것임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이다.

 

이 일 이후에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른다. 만약 이번에 개미들이 응집에 실패하더라도, 세력들은(지금까지의 추세로 미루어보아) 적당히를 모르고 99%의 목을 조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또 일어날 동기는 확실히 부여된다. 물론 그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빈부격차의 급격한 가속과 출산률의 감소가 그 사이에 이러한 규모의 항쟁을 다시 못 일어나게 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번에, 보여주자. 개미도 배우고, 단단해지고, 똑똑해져서 보여주자. 99%의 힘을 보여 주자.

그리고 그렇게 배우는 동안, GME에서 절대로 손을 놓지 말자.

그것이 우리를 보여 주는 방법이다.

 

'💎👐'

 

 

P.S. 정말 다행히도, WSB에선 굉장히 초기부터 지성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분석을 제공하고, 서로 토론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다(Chamath Palihapitiya의 인터뷰에서도 언급되는 부분이다.).

The real reason Wall Street is terrified of the GME situation : wallstreetbets (reddit.com)

 

The real reason Wall Street is terrified of the GME situation

Posted in r/wallstreetbets by u/johnnydaggers • 18,419 points and 2,897 comments

www.reddit.com

이런 식으로...

물론

1.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전부 월가에 있다

2. 현재 분위기 특성상, 현실적인 맞는 이야기이더라도 WSB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Downvote되어 노출되지 않는다.

라는 한계는 분명하다. 특히 2번. 현실직시는 꼭 필요한데... 걱정된다ㅠ

 

*해당 글은 투자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니며, 개인의 투자는 개인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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