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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왕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해왕성의 고리에 대해 생각해본다.
붙잡혀버린. 그러나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 희미한 빛을 우리는 눈여겨보지 못한다.
해왕성의 공전에 대해 생각해본다.
밀쳐지고, 당겨지고, 일부와는 삶을 어울리는 현상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 오묘한 원리를 우리는 감사하지 못한다.
해왕성의 위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항상 가까운, 항상 먼, 엇갈리는 궤도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 수많은 길을 우리는 이해하지 못한다.
해왕성의 빛깔에 대해 생각해본다.
형태 없이 펼쳐져 있는 푸른 바다와 하늘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 쓸쓸함을 우리는 느끼지 못한다.
만일, 하얀 우주복을 입은 나를 해왕성의 대기에서 놓는다고 하자.
그 황량한 우주에서 나를 놓는다면
붉은 희미한 고리를 바라보며
푸른 고요한 평원으로
한없이, 또 한없이
메테인의 연기가 온몸을 감싸며
현실의 실들을 얼리고 마침내는 끊어 내어
바닷가에 나의 남은 것을 안식해줄 것이다.
푸른 별이 렌즈에 담긴 어느 날 밤
해왕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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