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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미래에 대한 망상

by Alternative_ 2021.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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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세계관. 스토리. 플롯. IP.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든 상관 없다. 나는 그걸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이 세상의 누구도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나는 이 블로그에, 우연히 떠올린 영감 중 괜찮은 이야기들을 정리해 적어놓는 중이다.

지금은 아무도 안 보는 블로그에 감도 잡기 힘든 플롯들일 뿐이지만,

나는 이런 무형의 자산이 중요하고, 앞으로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After all, 이야기라는 건 인류의 탄생부터 시작해 고대의 설화부터 현대의 팬 픽션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온전한 모습으로 그 가치를 계속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블로그에 적어 놓는 짤막한 이야기의 설정들은 전부 훗날 이걸 가지고 제대로 된 소설을 써볼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가진다. 대부분은 자기만족이지만, 일부는 이게 일종의 '포트폴리오'로서 기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도 있는 것이다.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봉사처럼 해준 그림을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듯이.

하지만 오해는 말자. 여기 있는 모든 이야기들은 내가 최소 10시간씩은 생각하고 깊이 빠져들며 창조한 설정이며, 일부는 이미 단편으로 쓰기도 했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야기들이다.

 

아무튼간에,

내가 그리는 미래의 망상을 말해보겠다.

지금은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만드는 모든 종류의 산업이 따로 놀고 있지 않은가?

만화는 만화, 소설은 소설, 드라마는 드라마, 영화는 영화, 게임은 게임...

물론 소설 기반 영화라던지, 만화를 기반한 애니메이션 같은 사례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원작에 기반을 두어 그를 '재현'하려는 형태이고, 그것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잦다.

또한, 최근은 완전히 새로운 IP가 메이져급으로 잘 올라오질 못한다. 신참들, 코어 독자층들이 보는 베이스라인적인 문화계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새롭고 참신한 이야기들이 잘 등장하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일반 대중들에게 미치는 작품들은 완전히 새로운 것보다는 성공이 보장되어 있는 시리즈물, 후속작, 리메이크, 리마스터 등등이 강세이다.

이런 상황에서, 완전히 새롭고 참신하면서도 재미가 있어 성공이 보장되는 '이야기'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등장한다면 어떨까?

새로운 이야기도 충분히 재미있으면 성공한다. 이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로 잘 보여주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오리지널을 만들면서 원작가와 감독에게 거의 대부분의 권한을 위임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적용해 그들의 반응도 좋고, 결과물도 좋다. (물론 이게 가능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그만큼 사람을 잘 골라내는 것)

이 개념을 좀 더 확장시켜 '이야기와 세계관을 만드는 사람'을 고용해 이야기를 만들게 한 다음, 그 사람과 그 사람이 만든 이야기를 한 세트로서 '판매하는' 서비스는 어떨까? 어디든지 말이다. 작품소재가 필요한 작가에게도, 히트 드라마가 필요한 방송사에도, 창작에 고뇌하고 있는 영화 감독에게도 말이다. 대신 달랑 이야기만 파는 게 아니라, 그 이야기를 깊게 사랑하고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enthusiastic한 작가도 같이 판매하는 것이다. 만들어진 작품이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톰 클랜시의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 지는 모든 다른 작품이 이름에 톰 클랜시를 붙이는 것처럼, 이렇게 팔린 이야기에 대해서는 'OO의'자를 붙여 proud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의 강력함을 갖추는 것이다.

아니면 아예 그런 스토리를 직접 다양한 작품 형태로 만드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만들 수 있겠다. 스토리 창작부터 결과물, 세계관 구축까지 모든 걸 in-house로 해 통일감 있는 완성형 IP를 만드는 것이다. 더 이상 훌륭한 영화에 똥 같은 게임, 아름다운 소설에 애매한 영화 adaption 등등이 없게, 모든 걸 하나의 팀이 움직여 하나의 소우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소설부터 영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진심으로 사랑하며 즐길 수 있도록...

 

그렇다. 사실 이런 건 내가 소비자로서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다. 이 만화의 배경이 게임으로 나온다면? 이 드라마가 영화로 완결을 맺는다면?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사례들...

현실은 각 분야들이 서로 동떨어져서 호환성이 매우 떨어지고 서로를 깎아내리기 바쁘니ㅠ

애플처럼 모든 걸 실력있게, in-house로 전부 하는 것이다. 거기에서 오는 통일감과 완성도. 그리고 희열.

괜찮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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