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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는 말한다. 인생은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라고.
그의 입장에서는 사후세계도 마찬가지다. 지옥은 모든 것이 결핍된, 고통으로 가득찬 곳이다. 그곳에서 인간은 매초 결핍에 고통받으며 몸부림친다. 하지만 천국도 별 다를 바가 없다. 모든 것이 충족된, 모든 게 행복한 천국에서, 인간은 엄청난 권태를 느끼며 영원히 존재하게 된다. 즉, 현실세계에서 만들어낸 천국은 욕망의 집약일 뿐, 그곳이 설령 실제로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고통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렇지 않은 세계를 만들면 어떨까?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세계.
자신 최대의 욕망을 아무런 장애 없이 쫓으며 살 수 있는 세계. 그리고 그 욕망에 다가가는 내 자신이 보이고, 욕망의 끝이 보이기도 하는 세계. 인간에게 있어서, 천국보다 완벽한 세계.
그런 세계는 '만들어'져야만 할까?
나의 대답은 '아니다'. 인간은 인간의 힘으로 그런 세계에서 살 수 있다.
세계는 바뀌지 않는다. 바뀌는 것은 세계를 살아가는 나 자신이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럼으로서 세계는 바뀐다.
I am. 어린아이의 삶.
만들어진 세계에서의 삶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란 것을 깨닫는 한 사람의 사투가, 그 모든 것을 보여주게 만들고 싶다.
내 소설 '천국보다 완벽한 세상'이 지향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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