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주는 사람은 없다

나를 위해주는 사람은 없다. 아무도 없다. 그런 존재는 현재 없다.

가족조차도 나를 위해주지 않는다.

그들이 나를 위해주지 않으려 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나한테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

이해한다. 가족이라고 해도 사람이고,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있고, 한계가 있는 법이니깐.

하지만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느끼는 것은 다르다.

결국 결론은 그들은 나에게 도움되지 않는다.

 

아마도 내가 받아들이기를 잘못 받아들여서 그럴 것이다.

내가 바뀌면, 가족들의 똑같은 말도 달리 들리고 달리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바뀌어서 덜 음울한 사람이 된다면 주변에 나를 진심으로 위해 주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왜 다 내가 움직여야 하고, 내가 바뀌어야 하는 거지?

그렇게 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그러기를 원해서 바뀌는 부분이 있을 순 있다.

그런데 왜 내 힘듦의 모든 부분이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나야 할까?

정도도 정도것이여야지.

내가 바뀌고 싶은 부분에선 바뀌겠다.

하지만 용납이 안 되는 부분에선 바뀔 생각 없다.

바뀌고 싶을 만한 사정(여자친구라던지)이 있으면 내가 알아서 어련히 바뀔 거다.

하지만 그럴 이유가 없으면 나를 나를 깎아먹고 싶을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근데 이런 식으로 배짱장사를 하려면 그만큼 내가 여유가 있고 힘이 있어야 한다.

의사면허증 따위로는 힘들다.

이럴수록 나 자신이라는 칼을 더욱 날카롭게 갈아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