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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시

수용(가제)

by Alternative_ 2021.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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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환부는 어디인가

농이 흐르고 눈물이 흐르는

나의 환부는 어디인가

 

청진기로 자신을 살핀다

언제부터 있었는가 어디에 있는가

기다려도 깨달음은 없다

 

수색을 포기하고 눕는다

그제야 희미한 윤곽을 갖추며

심중에 그려지는 게 있다

 

환부에서 새나오는 농

온몸을 순환하며 무기력증을 유발하는

지독한, 검녹색 농

 

환부에서 새나오는 눈물

살갗을 타고 흘러 자국을 남기는

찝찔한, 미지근한 눈물

 

애태우는 마음을 감춘다

어디에서 왔는가 넌지시 물으면

씁쓸한 웃음이 들려온다

 

너의 궤적은 어떠했나

그 위에서 생긴 수많은 환부들은

과연 너에게서 사라졌나

 

내 상처에선 고름이 나오지 않고, 내 눈에선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것들을 뿜어내는 비유(非有)의 환부

그리고 그 환부의 수용자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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