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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어느 캄보디아 딸의 기억 새로 개장한 부산도서관에 처음 가서,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빌린 책이다. 예전에 한국사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킬링필드를 알게 되어서 이름이 낯익었기에 집어들어 보았는데, 흡인력이 굉장해서 바로 빌려와 보았다.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일들 자체에 대해서는 말을 줄이겠다. 잔인한 고통에 대해 논하고 평하는 것보다, 이 책을 한 번 더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죽음의 공포 이상을 겪었던 사람들, 겪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지금 이러고 있는 어느 순간에도, 누군가는 이 책의 저자인 로웅의 어릴 적과도 같은 일을 겪고 있을 것이다. 글 자체에 대한 평가가 위주가 되겠다. 처음에 볼 때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어른의 시각으로 그려낸 티가 여기저기서 났기 때문에 몰입이 약간 힘들다고 생각.. 2021. 4. 11.
나를 사랑하자. 진정으로. 지금까지의 나는... 본능에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을 나를 위한 삶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내 몸, 육신은 자동차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두 명이 타고 있다. '본능'이라는 한 명과, '이상'이라는 다른 한 명이다.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응해 보자면 각각 '이드'와 '초자아'에 가까울 것이다.) 그 둘은, 내 안에서, 내가 기억나는 한 가장 오래된 때부터 지금까지 핸들을 두고 싸우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본능이었다. 이 본능이라는 놈은 인간이라는 종류의 동물로서 가지는 아주 기초적인 욕구(식욕, 쾌락욕)와, 특이하게도 '공부'라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 나는 아주 기본적인 사회화된 인간으로서의 행동 말고는, 공부에 거의 강박적으로 매진했다. 공부와 생리적 욕구를 충족하는 삶 .. 2021. 3. 27.
소설 줄거리를 쓰다가 문뜩 깨달았던 이야기 나는 현재 내 삶에 불만족이다. 더 나아가고 싶다거나, 더 훌륭하게 되고 싶다는 마음도 없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내 내면의 결핍에 대한 이야기이다. 공부. 지긋지긋한 공부. 언제부터 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종용. 선택. 필수. 끊임없는 압박 속에서 나는 공부만을 해 왔다. 다른 사람과 제대로 interaction 하는 법도 가르쳐주지 못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군상은 (비록 그들이 다른 면에서는 훌륭하신 부모님일지라도) 내 안에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집착. 종용. 몰아붙이기. 겉으로만 관대하고 실로는 편협한 생각이 나의 많은 부분을 좀먹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공부를 하고 있었다. 십 여년을 쌓아온 공부는 나를 그저 '적당한 곳'에 있게 만들어주었다. 뿌리가 있는 튼.. 2021. 3. 20.
LoLTE(Love/Loneliness over LTE) 전화를 건다 고요한 방 안에 스며드는 신호음 끊김에 맞추어 숨을 고른다 불빛이 창을 어지럽힌다 단조로운 음악은 끊이질 않는다 강해지던 숨소리도 잦아든다 어둠이 손을 덮는다 귀에서 전화를 땐다 전활 받지 않는구나 연결이 된다면 말할 텐데 내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전활 받지 않는구나 연결이 된다면 들을 텐데 너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마음이 어디로 흘러 가는지 걸리지 않는 전화를 건다 왜일까 의문을 품으며 마음이 수렁을 떠돈다 끊이지 않는 건조한 신호음 2021. 2. 7.
WallStreetBets 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과 정보들 + 사견 0. 백문이 불여일견. 영어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면 직접 WallStreetBets를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재미있다. www.reddit.com/r/wallstreetbets/ wallstreetbets • r/wallstreetbets Like 4chan found a bloomberg terminal. The Official Mods Twitter is @wsbmod www.reddit.com 1. WallStreetBets(WSB)는 미국의 유명 커뮤니티 웹사이트 레딧(Reddit)의 소모임(Subreddit) 중 하나이다. 꽤나 오래 전, 약 2012년도부터 있었으며, 흔한 투자 소모임 중 하나였다. 2. 게임스탑(GameStop, GME)은 미국에 본거지를 둔, 전통적인 오프라인 비디오 게임 .. 2021. 2. 1.
WSB 사태에 대한 생각들(PST Jan 31, 2 A.M.) 정말 온갖 방면에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손해는 진짜이고 우리가 월가의 미친놈들을 박살낼 수 있다! - r/WallStreetBets WSB의 투자 전략은 바르고 정확하다. 무시할 수 없고 그들의 분노는 정당하다 - Chamath Palihapitiya, CNBC와의 인터뷰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wgYZk9Mc804 이건 계급 갈등의 서막이다. - 김단테 유투브, https://www.youtube.com/watch?v=oqafpHe5Xiw 이건 광기이고 누군가는 폭탄을 떠안아야 할 것이다. 누군가의 선동이다. - 전통적 투자자들 개인 투자자들의 조합으로는 말이 안 되는 움직임이 보였다. 이건 전부 더 큰 고기(Bigger f.. 2021. 1. 31.
의료, 미래를 만나다 이 책의 저자이신 김치원 선생님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내과 전문의를 취득하신 동시에 맥킨지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셨다는, 상당히 독특하고 엘리트스러운 길을 걸어가신 선생님이다. DHP(https://dhpartners.io/)의 Founder이자 Co-Partner이기도 하다. 여튼 내 입장에선 상당히 괴물같은전형적인 서울의대 분인데, 5년 반 전에 헬스케어 전반에 관해 쓰신 책이 있어 읽어 보았다. 일단 전반적인 느낌은, 실제 출시한 제품(유형이든 무형이든)을 기반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각 서비스와 제품이 어떤 필요에 의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고, 어디에, 어떻게 출시되어,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까지.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의 기술이 기기 덕후 소.. 2021. 1. 29.
딥 메디슨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구루 라고 불리우는, 상당히 높은 영향력을 가진 에릭 토폴(Eric Topol, https://en.wikipedia.org/wiki/Eric_Topol) 박사님이 쓴 세 번째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책이다. 상당히 최근에 나오기도 했고, 워낙 유명하신 분인데다가, 최윤섭 소장님이 적극 추천했던 책이라 기대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읽어 보았다(도서관에서 소장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서 안 뒤로 빌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전반부 2/3~3/4정도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과 연구 등에 대한 분석과 의견이었는데, 분석에 관한 내용이 깊고 넓어서 배울 점이 많았다. 하지만 아직 그걸 전부 처리하기에 내 식견이 좁기도 하고, 개인적인 .. 2021. 1. 29.
무의(無意) 해왕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해왕성의 고리에 대해 생각해본다. 붙잡혀버린. 그러나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 희미한 빛을 우리는 눈여겨보지 못한다. 해왕성의 공전에 대해 생각해본다. 밀쳐지고, 당겨지고, 일부와는 삶을 어울리는 현상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 오묘한 원리를 우리는 감사하지 못한다. 해왕성의 위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항상 가까운, 항상 먼, 엇갈리는 궤도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 수많은 길을 우리는 이해하지 못한다. 해왕성의 빛깔에 대해 생각해본다. 형태 없이 펼쳐져 있는 푸른 바다와 하늘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 쓸쓸함을 우리는 느끼지 못한다. 만일, 하얀 우주복을 입은 나를 해왕성의 대기에서 놓는다고 하자. 그 황량한 우주에서 나를 놓는다면 붉은 희미한 고리를 바라보며 푸른 고.. 2021. 1. 29.
Introduction to my Digital HealthCare Blog Welcome to my humble blog of Digital HealthCare. I am a collage student, and I am doing this blog out of my sheer interest of DH. My interest in Digital Healthcare originated from my love for digital devices. From Pentium computer to iPod touch, Google Nexus and to Android/Windows itself, my main interest has always been focused on hardware and software of the devices that impacts our life. Rece.. 2021. 1. 29.
What is Digital Healthcare? 'DIgital Healthcare' has been a sort of a 'buzzword', starting from last decade. We can easily find this word in a news that introduces Apple watch, in investment websites, from government statements, and even from your insurance company. So what exactly is 'Digital Healthcare'? We tend to talk about things, even when we don't know what it is exactly about. This isn't bad because I haven't known.. 2021. 1. 29.
흰 부추꽃으로(박남준) 몸이 서툴다 사는 일이 늘 그렇다 나무를 하다 보면 자주 손등이나 다리 어디 찢기고 긁혀 돌아오는 길이 절뚝거린다 하루해가 저문다 비로소 어둠이 고요한 것들을 빛나게 한다 별빛이 차다 불을 지펴야겠군 이것들 한때 숲을 이루며 저마다 깊어졌던 것들 아궁이 속에서 어떤 것 더 활활 타오르며 거품을 무는 것이 있다 몇 번이나 도끼질이 빗나가던 옹이 박힌 나무다 그건 상처다 상처 받은 나무 이승의 여기저기에 등뼈를 꺾인 그리하여 일그러진 것들도 한번은 무섭게 타오를 수 있는가 언제쯤이나 사는 일이 서툴지 않을까 내 삶의 무거운 옹이들도 불길을 타고 먼지처럼 날았으면 좋겠어 타오르는 것들은 허공에 올라 재를 남긴다 흰 재, 저 흰 재 부추밭에 뿌려야지 흰 부추꽃이 피어나면 목숨이 환해질까 흰 부추꽃 그 환한 환생 2020.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