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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모습 6월의 어느 날이다. 푹푹 쪄대고, 공기는 약간 습해 땀이 흘러내리는 그런 날이다. 나는 가방 하나를 메고 있다. 항상 메던 백팩이 아니라, 커다랗고 시커먼 운동 가방이다. 아직은 타지 않은 내 피부와 비교된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면, 뻗어나가는 아스팔트길에 인도가 양쪽에 있다. 인도 옆에 심어놓은 나무는 그 이국적인 모습으로, 이곳이 한국이 아님을 보여준다. 아스팔트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길은 앞으로 쭉 뻗어 있다.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앞에는 하늘만이 있을 뿐. 더 이상 어디를 보든 보이는 산은 없다. 통장에는 50만원이 남아 있다. 나머지는 편도행 비행기표에 전부 써버렸다. 물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값은 50만원을 훌쩍 넘긴다. 50만원이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2021. 5. 13.
데미안(Demian) 주인공 데미안 만큼이나 신비로운 책이다. 세 번 읽었는데 세 번 다 속독으로 하는 바람에(그리고 좀 형이상학적인 부분이 많아서...) 다시 읽어야겠다는 다짐만 벌써 세 번째. 그래도 이번이는 전체적인 틀은 확실히 잡은 것 같다. 데미안이라는 인물이 성장하는 걸 이토록 풍부하고 감미롭게 그려나갈 수 있다니. 종교적인 면이 없었어도, 아니 없었으면 또 다른 색체가 나왔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후반부의 전개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었을 듯한 생각이 든다. 그래도 전형적인 면모는 아니여서 좋았다고도 생각했다. 2차대전 전 당시 독일의 사회관을 본다면 납득이 가고도 흥미로운 책이다. 개인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기 위해 읽었으나, 그 면모는 아직 더 탐색해보아야 할 것 같다. 최소.. 2021. 5. 9.
[Scenario] ReWind - A future-past novel about life A woman who has a memory of the future. A memory about how she dies. A man (Protagonist) is on the breakpoint after his father died. His father was a man who started from nothing and became a wealthy CEO. He did not forget about his roots, so he does lots of donations to foundations and government to help the poor. The man grew up under his wealth. Unlike his father, he does not have to work har.. 2021. 5. 9.
아쉬운 작품을 보면 안타깝다. 놀라운 작품을 보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tistory.com) 놀라운 작품을 보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대단한 창작물을 하나 보고 나면 그 감동과 두근거림, 아림, 동경이 하나로 뭉쳐 마음 속을 떠돌게 된다. 그리고 그 감정은 하나의 의지로 표출된다. 나도 저런 작품을 쓰고 싶다. 형태는 상관없 ddaggebi.tistory.com (위의 글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아쉬운 작품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되어야만 했을까. 특히나, 처음부터 아쉽다면 별 생각도 안 들고 안 보게 된다. 하지만 처음에 강한 흡인력으로 사람을 빠지게 하고선 엉성하게 가다가 최악의 종반을 맞이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 사실, 그런 작품들이 더 불만이 많이 나오고 회자가 많이 될 수.. 2021. 5. 8.
[시나리오] ReWind(되감기) 미래의 기억을 가진 여자. 그 기억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이다. 미래의 기억을 가진 여자. 어떠한 사건에 같이 휘말리게 된 남자의 얼굴을 보고 그와 함께 다니게 된다. 여자가 남자에게 밝힌 충격적인 사실은 바로 그가 1년 후 오늘, 자신을 목졸라 죽이게 된다는 것. 자신은 그 미래를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왜 남자가 자기를 죽이게 되는지를 알아내고, 그 미래를 바꾸기 위해 남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기 자신의 기억은 되돌아보아도 왜 그렇게 되는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그 이전의 일들은 희미한 기억일 뿐이라고 한다(우리의 기억이 지금에 가까울수록 선명하고 과거로 갈수록 희미한 것처럼, 여자의 가장 강렬한 기억은 죽기 직전에 고정되어 있어 그 순간의 기억이 가장 선명하고 점점 과거로 갈수록 기억이 .. 2021. 5. 8.
놀라운 작품을 보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대단한 창작물을 하나 보고 나면 그 감동과 두근거림, 아림, 동경이 하나로 뭉쳐 마음 속을 떠돌게 된다. 그리고 그 감정은 하나의 의지로 표출된다. 나도 저런 작품을 쓰고 싶다. 형태는 상관없다. 책이 되어도 좋고, 영화가 되어도 좋다. 게임이 되어도, 드라마가 되어도, 애니메이션이 되어도 좋다. 때로는 노래가 되어도 좋다. 다만, 어느 형태로든,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 그 사람의 혼을 잠시나마 뺏는 그런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다. 숨을 막히게 하고, 마음을 아련하게 하고, 잠시나마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게 하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그 끝에는, 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원해온, 생산자로서의 힘을 가장 순수하게 드러내는 꿈이다.. 2021. 5. 5.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 : 세상이 멎는 순간 주어진 마지막 기회 세상에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개중에는 더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소방관이 그렇다. 소방관 업무의 힘듦과 아픔에 대해서는... 찾아 보면 말이 안 나오는 일들 중 하나이다. 큰 화재 현장에 간다면 하나는 죽는다는 마음으로 돌입해야 한다니. 자세한 설명은 한낱 나의 글보다 책 자체를 읽는 것이 더욱 와닿을 것이다. 쉬운 언어로 흡인력 있게 쓰여진 글이니, 관심있는 사람은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건조하고 깔끔한 문체이면서도 현장 상황에 대한 주관 섞인 묘사가 감정을 이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글 초입에 있었던 자식의 안부를 살피고서야 정신을 잃었다는 어머니의 에피소드에서는 감정의 북받침이 굉장히 심해져 울컥하기도 했다(보통 감정이입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2021. 5. 2.
생산자의 힘 내 힘으로 살아가는 첫 단계가 시작되려 한다. 이 앞에 놓인 길은, 분명 나의 행복과 성장으로 가는 길. 나의 나태함에 돌을 던지고, 나의 정지마찰력을 깨는 그 충격과 불쾌함. 이런 힘 없이도 바뀐다면 좋겠지만, 어디 세상 사가 그렇게 움직이던가. 인간을 바꾸기 위해서는 큰 힘 또는 똑똑한 힘이 필요하다. 아쉽게도, 나에게는 똑똑한 힘은 적다. 그래서 대신, 큰 힘이 내게 부딪친다. 2021. 4. 30.
[시나리오] 배고프지 않은 사람들 시나리오 – ‘배고프지 않은 사람들’(가칭)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데카르트가 존재에 관해서 그러했듯, 모든 요소를 제거해 나가다 보면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배고파서'일 것이다. 한낱 동물처럼, 배고파 죽지 않기 위해 움직이는 인간. 하지만, 인간이 배고프지 않게 된다면, 어떨까? 생산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린 채, 소비만을 하게 되는, 소비만을 할 수 있게 되는 인간. 자본주의 사회는 처음에는 이러한 '소비자'를 반기고 적극적으로 생산하지만, 이내 이들이 정말로 자본을 하나도 제공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소비를 위한 생산, 생산을 위한 소비라는 근원적 대전재를 파괴하는 인류 신인류는 비로소 '동물'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 벗어난다는 것은 진화를 뜻할까, 퇴.. 2021. 4. 30.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는 오라. 체 게바라. 당신은 나에게 껍데기다. 동시에 알맹이다.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다. 당신에게는 껍데기도 있다. 껍데기가 있다. 하지만 알맹이는, 알맹이는 누구보다 나에게 필요한 알짜베기이다. 나의 가슴을 뛰게 하고, 나의 나태함을 반성하게 하고, 나의 의지를 뚜렷하게 만들어주는, 당신은 알맹이이다. 부디, 알맹이로 와라. 껍데기는 가도 좋지만, 오더라도 어쩔 수 있을까. 어느 누구나 그렇듯, 당신은 온전한 하나일 뿐이다. 2021. 4. 28.
77% 바이런베이님 왈, 사람이 바뀔 확률은 {100-(나이)}%라고. 그만큼 나이가 들면 바뀌기가 힘들다는 뜻이지~ 어라 근데 77%면 할 만한 게임이다. 엄청. 지금 마음은 23%라도 부딪쳐볼 것 같은데 말이지. 심지어 7이 두개나 들어간 숫자잖아? 할만하다. 할만해! 2021. 4. 26.
[신영전 칼럼] 의대생은 학교를 떠나라 (원문: 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4088.html#csidx2a653061d1dad378f306c6b71f6e2de) 의대생은 의대를, 공대생은 공대를, 법대생은 법대를 떠나 용감하게 낡은 오토바이에 올라라. 그 오토바이에 '포데로사 II'보다 더 멋진 이름을 붙여도 좋다. 함께할 친구가 있다면 더욱 좋다. 떠나거든 부디 이 위선, 탐욕, 거짓으로 가득 찬 기성세대의 세계로 다시 돌아오지 말라. 혹시 돌아온다면, '진짜'가 되어 오라.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로 오라. 2021. 4. 26.